(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배우들에 의한, 배우들을 위한, 배우의 영화입니다."
류승완 감독은 5일 개봉을 앞둔 '베테랑'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그만큼 배우들은 딱 맞는 옷을 입고 물 만난 고기가 된 듯 스크린을 펄펄 날아다닌다.
류 감독에게서 촬영 전 캐스팅 단계부터 영화 종료 후 출연진 이름을 담은 엔딩 크레디트까지 배우들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
◇ "잘 생겨서 캐스팅?" 황정민
'베테랑'의 주인공은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라고 외치는 형사 서도철이다.
이 대사는 영화계에서 '한 카리스마'로 소문난 배우 강수연이 술자리에서 쓴 말을 류 감독이 "멋있어서 적어뒀다가" 이번 작품 대본에 써 넣은 것이다.
이 역할은 '부당거래'에서 감독과 호흡을 맞춘 황정민에게 돌아갔다.
류 감독은 서도철을 '서민영웅'이라고 규정하면서 황정민이 가진 '날이 선 모습'과 '잘생긴 외모'가 역할에 어울린다고 말했다.
"'서민영웅'이란 건 계급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형사라는 직업을 가진 남자, 한집안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책임을
지는 사람의 태도'가 있다는 뜻이에요. 그냥 '껄렁한' 형사와는 다른 거죠. 배우 황정민에게는 유머러스한 면뿐 아니라 날 선
모습이 있어요. 그리고 '잘생김'도!"
◇ "왜 이렇게 구구절절해요, 그냥 나쁜 놈이지!" 유아인
'베테랑'에서 유아인의 연기를 본 이들의 평가는 "뜻밖의 캐스팅이 '신의 한 수'가 됐다"는 것이다.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와 배우 유아인이 전작들을 통해 보여준 이미지가 전혀 어울리지 않았으나 결국 "어이가 없네", "감당할 수 있겠어요?"라고 말하며 코를 킁킁대는 유아인은 묘한 힘과 색다른 분위기를 발산한다.
류 감독은 인터뷰 도중 유아인이라는 배우를 소개할 때 무척 신나는 눈치였다.
"대본을 줬더니 며칠 되지 않아 연락이 왔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구구절절해요, 그냥 나쁜 놈 아닌가'
그러더라고요. 스타를 캐스팅해야 하니 '그냥 나쁜 놈'이면 아무도 안 하려고 할 테고 어떤 연민을 심어줘야 하니까 구구절절 대본에
넣은 건데. 유아인이 그렇게 나오니 저야 '땡큐'였죠."
촬영 도중에도 감독은 유아인에게 별다른 연기 지시를 할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사실 촬영 초반까지는 긴가민가했어요. 그런데 처음 서도철과 조태오가 만나는 파티장에서 유아인이 천진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데 '이거다' 싶더라고요. 정말 머리 좋은 친구구나 했어요. 알아서 캐릭터를 그 안에서 계속 진화시키더군요."
◇ 엔딩 크레디트로 배우들에게 헌사
'베테랑'의 엔딩 크레디트는 독특하다. 각 배우가 맡은 배역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줄 만한 장면들을 팝아트 회화처럼 처리했다.
류 감독은 "여행 다녀온 다음에 사진을 보며 여행지를 기억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후반부가 강렬하면 앞부분부터 쌓아온 기억들이 잊힐 수 있잖아요. 관객들한테 배우들의 활약상 전 과정을 환기해
주고 싶었어요. 배우들의 이름이 올라올 때는 그 배우가 가장 인상적으로 각인될 장면을 써서 관객이 가져갔으면 했죠."
뚝심 있는 형사 서도철 황정민의 크레디트는 명동 8차선 차량 추격 장면 중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모습, 중고차 불법 거래 조직의 차고지에서 벌어지는 액션 장면 속 유머러스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안하무인 재벌 3세 역할의 유아인 이름 뒤에는 서도철과 정면 대결을 펼치는 조태오의 모습, "어이없네"라는 그의 대표 대사가 잘 어울리는 모습이 떠오른다.
유해진은 항상 차갑고 이성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최 상무가 처음으로 평정심을 잃는 장면으로, 오달수는 거친 형사들을 이끄는 팀장답게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모델 장윤주의 이름은 '전매특허'라 할 만한 긴 다리로 화끈한 발차기 실력을 보여주는 미스 봉의 모습과 함께 등장한다.
◇ "이것이 미친 존재감" 베테랑 배우들
"저도 하루는 촬영하다가 캐스팅 보드를 보고 '헉'했어요. 내가 이 배우들을 어떻게 모았나 싶어서요."
류 감독이 이렇게 말할 정도로 '베테랑'의 출연진은 화려하다.
유해진, 오달수, 장윤주, 정웅인, 천호진, 정만식, 유인영, 김응수, 송영창, 배성우, 김시후, 오대환, 박소담 등 다양한 연령대의 실력파 배우들의 등장은 '베테랑'을 보는 큰 즐거움이다.
류 감독의 전작 '부당거래'에서 강국장 역을 맡아 감독과 인연을 맺었던 배우 천호진.
호흡이 좋았고 깊이 있는 연기력과 카리스마에 대한 신뢰도 있었던 감독은 '베테랑' 출연을 제안했고 천호진은 흔쾌히 받아들여 팀원들을 구박하다가도 중요한 순간 힘이 돼주는 총경 역할을 맡았다.
'깡철이'에서 유아인의 친구 종수의 아버지 역을 맡았던 배우 송영창은 '베테랑'에서는 재벌 3세 유아인과 부자 호흡을 맞췄다.
배기사 역을 맡은 배우 정웅인은 류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류 감독은 평소 정웅인의 남성미와 강렬한 매력을 인상 깊게 봤기에 어떠한 캐릭터보다 묵직하고 용감한 인물인 배기사 역에 정웅인이 제격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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